[기자수첩]인하대병원 설립 누구를 위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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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인하대병원 설립 누구를 위한 것일까?
  • 강주완
  • 승인 2023.12.1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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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완  대표
강주완  대표

 

김포시 인하대병원 설립을 두고 정치권과 김포시의 공방이 뜨겁다.  

야권은 풍무역세권 메디컬캠퍼스 유치가 김포시의 어깃장 행정으로 인해 무산 위기에 직면했다며 김병수 시장을 규탄했다. 

야권은 특히 김포도시공사가 병원 유치 무산을 목표로 명분쌓기를 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도 인하대 측에 사업이행 계획서에 절차를 무시한 책임준공을 확약하는 각서를 요구한 김포도시공사를 향해 병원유치를 위한 절차를 지연시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이 사업은 김포 풍무역세권 도시개발구역 내 대학용지 9만㎡를 인하대에 제공하고, 700병상 규모 대학병원과 보건계열 대학·대학원 등 교육시설을 짓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2월 김포도시공사, 인하대,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풍무역세권개발은 이 사업을 위해 3자 간 합의서(MOA)를 체결했으나 이후 건축비 분담에 대한 이견으로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김포시의 풍무역세권 병원유치의 역사는 정하영 전 시장부터 잡음이 나기 시작했다. 풍무역세권 병원유치에 닻을 올린 정 전 시장은 경희대학교 대학원 및 대학병원 유치를 발표한 후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일자 2020년 10월 29일 경희대 대학원 및 대학병원 유치 관련 입장문을 내고 "경희대가 경기도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와 병원 유치에 대한 경영적 자문을 거치고 있는 과정"이라고 밝히며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김포시는 경희대와 병원 유치계획이 무산되자 2021년 7월 사업 파트너를 인하대로 바꾼 후 건축비 100억원을 지원 및 추가 지원금 협의라는 내용의 MOA를 인하대와 체결했다.  

이 후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정 시장은 낙선했고, 김병수 시장이 새롭게 선출됐다. 정치적인 이유로 손바닥 뒤엎듯 전 시장이 추진한 사업을 파행한다면 비판을 받을 만하다. 

하지만 지금 국내외 상황이 변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값 상승했고, 美금리와 중동 사태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내 경기는 급격히 위축됐다.  

이런 국내외 환경에 따라 국내 건설업 경기도 타격을 입고 있으며, 일부 건설사들은 부도위기에 놓였다.

최대 주주인 김포도시공사는 이런 상황을 인식해  건축비 1600억원 정도를 PFV가 부담하는 방안을 재검토하고 있다. 

자기 자본 투입 없는 인하대에 2~3천억으로 추산되는 땅과 1600억원 상당의 건축비를 주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야당은 지금 김포시의 현 상황을 모를까? 아닐 것이다. 최근 시의회에서 예산 심의를 한 터라 김포시 상황을 모르고 있다면 그 시의원은 눈을 감은 의원나리일 것이다.  

정하영 전 시장 당시 인하대와 체결한 MOA에는 건축비 100억원 지원과 추가 지원금을 협의할 수 있다는 내용만 담겨 있다는 것도 야당은 정말 모르는건지 아니면 모르는 척 하는 것인지도 의문이 든다.  

보건복지부가 밝힌 병상수급 관리 정책의 시행 시점인 내년 1월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사업 무산이 될 경우 상급 종합병원을 김포시에 설치하는데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야당의 의견이 설득력이 없다는 게 아니다.    

하지만 지금 김포시와 인하대가 병원 설립 추진을 위한 운동장이 기울어졌는데 이를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을까? 기울어진 협상테이블에서 협상을 한다면 어느 한쪽은 반드시 손해를 볼 것이다. 

병원 설립은 시민들의 복지를 위해 최우선으로 생각할 사업은 맞다. 하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무리하게 협상한 다면 그 피해는 시민들이 볼 것이다. 그럼 이 피해의 손해 배상은 누구에게 해야 하나? 

인하대 병원 설립을 두고 시와 도시공사를 비판하는 야당을 보고 있으면, 미국 예일대 심리학자 어빙 재니스가 주장한 '집단사고'(groupthink)가 떠오른다.  

집단사고는 집단구성원들이 대안에 대한 충분한 분석 및 토론이 없이 쉽게 합의하고 그 대안이 최선이라고 믿고 합리화하려고 하는 현상이다.

집단사고는 의사결정 과정에 나타나는 '집단착각 현상'이다. 집단사고에 빠지게 되면 조직구성원들은 새로운 정보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해 상황적응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집단사고는 시간적 제약이 심할수록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금 야당의 모습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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