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재구성] 일기장엔 “200명은 죽여야”…인제 등산객 묻지마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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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 일기장엔 “200명은 죽여야”…인제 등산객 묻지마 살인사건
  • 포커스김포
  • 승인 2021.03.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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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1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지난해 7월11일 낮 12시50분쯤 강원 인제군 북면의 한 등산로 입구 공터에서 일명 ‘묻지마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살인대상을 물색하던 20대 남성이 인적이 뜸한 공터에 주차한 차량으로 다가가 차 안에서 자고 있던 한모(50대‧여)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달아난 것이다.

당시 일행들과 이곳을 찾은 한씨는 산에 올라가지 않고 홀로 자동차 안에서 잠을 자다가 참변을 당했다.

한씨가 남성을 발로 차며 “왜 그래, 하지마. 무슨 이유가 있을 것 아니야”라고 소리치자 이 남성은 한씨의 발목을 찌른 뒤 소리를 내지 못하게 목 부위를 집중적으로 찔렀다.

목 등 49곳을 찔린 한씨는 같은날 오후 2시30분쯤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 지문감식과 차량 블랙박스 등을 통해 범행현장과 불과 4.7㎞ 떨어진 마을에 거주하는 이모씨(23)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 자택에 있던 이씨를 긴급체포했다.

이씨와 피해자 한씨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초등학생 때부터 사람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지속해 20살 무렵에는 살해 대상을 찾는 등 범행계획을 구체화했다”며 “재범 위험성이 높아 사회로부터 무기한 격리할 필요성이 크다”고 밝혔다.

당시 재판에서는 이씨가 일기장에 쓴 내용 등이 공개됐다.


이씨의 일기장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례하다’, ‘인간은 절대 교화될 수 없다’, ‘그 누구도 살아 있어서는 안된다’, ‘나는 다른 사람들을 심판하고 다 죽여버릴 권리가 있다’, ‘닥치는 대로 죽이긴 하겠지만 기본으로 100~200명은 죽여야 한다’는 내용들이 담겨있었다.

이씨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가정불화 및 부모에 대한 적대감 등을 계기로 사람을 살해하겠다는 생각을 해온 사실도 드러났다.

고교 3학년~대학교 1학년 무렵에는 대검을 구입해 두 차례에 걸쳐 살해 대상을 물색하는 등 살인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했다.

군생활 중에는 스스로 고안한 살인장치 등 살인계획과 방법을 일기장에 그림으로 자세히 기록했고, 살인도구로 쓸 총기를 구입하기 위해 수렵 면허시험공부를 하기도 했다.

군 전역 후에는 살인을 실행하기 위해 샌드백을 대상으로 범행 연습을 하고, 인터넷에서 실제 살인사건 영상을 반복 시청하면서 살인 욕구를 해소했다.

인터넷을 통해 흉기를 구입하는 등 모든 준비를 마친 이씨는 범행 당일인 지난해 7월11일을 ‘연쇄살인’이 아닌 ‘연속살인’ 시작일로 정했다.

곳곳에 설치된 다수 CCTV 등으로 발각되지 않고 연쇄살인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빠르게 사람을 죽인 뒤 장소를 이동해 다른 사람을 죽이는 등 단기간 내 여러 건의 살인을 하기로 계획했다. 인제군 지도를 출력해 범행 후 도주동선을 짜는 치밀함도 보였다.

범행 당일 경찰에 긴급체포되면서 이씨의 ‘연속살인’ 계획은 끝났지만, 이씨는 범행을 저지른 뒤에도 집으로 돌아와 일기장에 “이미 시작한 거 끝을 봐야지”란 글을 남기는 등 재범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할 말이 없다”며 침묵으로 일관하던 이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4일 만인 지난해 11월10일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이씨의 항소심 첫 공판은 10일 오후 3시35분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제1형사부(재판장 박재우) 심리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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